NFT를 사는데 조심해야할 이유 (feat. 후천적 스캠)

아곤
5 min readSep 24, 2021

비트코인 플래티넘을 기억하니?

2017년 트위터에 비트코인을 하드포킹한 알트코인,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출시된다는 글이 올라왔어. 한창 비트코인 하드포킹이 많았던 시기라 그 중 하나려니 했던 사람도 많았대.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게 한 고등학생이 친 장난이었던거야. 코드는 비트코인 골드를 그대로 복붙한 거였고 애초에 개발은 있지도 않았던거지. 다행히 거래를 한 사람은 많지 않아서 사기에 당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알트코인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각심을 준 사건이었지.

가짜 Banksy의 작품을 100ETH(3억)에 산 Pranksy

NFT업계에도 최근 비슷한 일이 있었어. 2021년 8월 뱅크시의 웹사이트에 한 이미지가 올라왔어. 그리고 같은 시간에 오픈씨에서 이미지의 NFT 경매가 시작됐지. 이걸 본 사람들은 뱅크시가 NFT를 올린 줄 알았던거야. 그런데 알고보니 웹사이트는 해킹 당한 거였어. 다행히 빠른 대처로 대부분은 가스 비용을 제외한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Pranksy라는 콜렉터는 작품을 100ETH에 구매했어. 순식간에 3억을 태워버린 거지.

이처럼 의도적으로 사기를 치는 스캠(Scam)은 항상 있어. 나올 때부터 사기를 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거지. 이런 가짜 프로젝트를 선천적 스캠이라고 불러. 그런데 진짜 무서운 스캠은 따로 있어. 바로 가짜가 아니고 스캠의 의도를 가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흐지부지되는 후천적 스캠이야.

선천적 스캠 vs 후천적 스캠

선천적 스캠을 판단하는 건 간단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랑 비슷하니까. 근거없는 공포심을 만드는 말이나 큰 수익을 보장한다는 허황된 약속만 조심해도 거의 반은 거를 수 있지. 그리고 대부분은 거짓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판단해보면 답이 나오기 마련이야.

반면에 후천적 스캠은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실제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이건 거짓말을 판단하는 것보다 실제로 일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아봐야 해서 노력이 더 들어가지. 프로젝트의 진위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질문을 5가지 정리해봤어.

  1. 무엇을 만드는가?
    NFT는 프로젝트 목적에 따라 성격이 달라. 단순한 아트워크에서부터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니까. 만약 목적이 아트워크를 만들고 이걸 배포하는 거라면 그걸로 만족하면 될거야. 하지만 아트워크를 넘어서 서비스 혜택이나 메타버스의 캐릭터로 사용되는 거라면 혜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는게 중요해. 이런 프로젝트의 경우는 대부분 짧더라도 자신들의 로드맵을 설명하는 백서를 포함하고 있지. 백서를 살펴보면서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작업이 필요해.
  2. 얼마나 만들었는가?
    활용 목적과 혜택이 많을수록 백서를 단계별로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해. 예를 들어 먼저 1만 개의 캐릭터를 발매하고 이후 추가 발행을 통해 화폐 발행이나 게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실제로 무얼 만들었는지 봐야해. 캐릭터를 발매에 대한 소스 코드가 있다면 개발에 대한 자료를 보기 위해 깃헙 페이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아.
  3. 누가 만드는가?
    프로젝트를 만드는 건 사람이야.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니까. 그런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과연 그걸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예를 들어 메타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라면 아티스트 뿐 아니라 개발자의 역량이 중요하겠지.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면 더욱 좋을거구. 개별 프로젝트 수행자가 진짜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중요해.
  4. 발전을 위한 투자를 얼마나 하는가?
    단발적인 아트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NFT는 로드맵을 달성하는게 중요하잖아?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모집 자금을 커뮤니티 운영에 투자하는게 필요해. 그런데 커뮤니티 운영에 들어가는 자금이 할당되지 않았거나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일단 조심하는게 필요할 수도 있어.
  5. 커뮤니티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는 커뮤니티를 운영해. 디스코드나 트위터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곤하지. 커뮤니티 활동은 때론 산발적이고 정돈되어 보이지 않을 수 있어도 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견인하는 힘이 되어주곤 해.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는 개발 초기에 많은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대화와 기여를 통해 함께 성장해야 하는 부분이 크거든. 커뮤니티 내부 대화가 가격을 펌핑하는 의도인지 프로젝트 실제 진행과 관련해서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해.

후천적 스캠이 되지 않으려면

이데일리, 1년 상장폐지 코인

이데일리에 따르면 1년에 거래중지되는 코인만 124개라고 해. 나름 메이저라고 하는 거래소에서 절차를 가지고 상장한 코인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지. 코인의 거래 중지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만들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5분 안에 만들 수 있으니까.

NFT도 코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인스타그램 쓸 줄 아는 것보다 조금만 노력하면 NFT도 금방 만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늘어나니까 너도나도 백서 한 두 장으로 PFP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고 있어. 이들 중에 실질적으로 로드맵을 실현시킬 프로젝트는 몇이나 될까?

요즘 프로젝트를 보면서 “나도 캐릭터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나?”라고 고민하는 크리에이터도 많을거야. 그러다가 후천적 스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졸지에 사기꾼으로 낙인 찍힐 수 있어. 콜렉터의 입장에서는 내 자산이 날아가는 걸 그냥 바라만 보지는 않을거구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따질테니까. 이 때 크리에이터에게도 책임이 돌아겠지. 특히 시장 상황이 악화되서 유동성이 낮아지면 진짜 살아남을 프로젝트가 뭔지 판가름나기 시작할거야. 따라서 시장 악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진짜 가치를 가진 프로젝트를 만드는게 중요해.

Thanks To

이번 아티클은 젬 스터디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어. 크리에이터, 콜렉터가 함께하는 자리다보니 시장 상황에 대해 고민이 많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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