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Hit Refresh를 읽었습니다. 원래는 기업의 미래 마이크로소프트 편을 쓰려고 읽기 시작했었는데 그 프로젝트는 미뤄졌지만 재미있어서 읽다 보니 책을 끝냈네요. 잡스 책보단 두께도 덜 두꺼워서 그런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델라는 인도 이민자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취직했습니다. 그는 빌게이츠를 거쳐 스티브 발머가 CEO일 때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서버 개발자로 일했죠. 말 그대로 셀러리맨부터 시작해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사람이라는 소리인데 요즘에는 찾기 힘든 유형의 리더입니다. 최고 책임자의 대부분이 외부 기업에서 스카웃되서 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지 10년 간 마이크로 소프트가 얼마나 위기를 겪었는지 아실 겁니다. 윈도우 98이 되었을 때만 해도 세상의 거의 모든 PC가 윈도우즈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윈도우 Vista가 나오고 흉흉한 소문이 돌더니 게이츠가 은퇴한 이후 부터 쇄락의 길을 걷습니다. 게이츠를 이은 스티브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 멤버로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좋은 리더는 아니었나 봐요. 회사가 패망할 뻔 했으니까요.

나델라는 이렇게 회사가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을 때 취임하게 됩니다. 제품은 죄다 실패하고 조직은 무너지고 있었죠. 하지만 그는 취임한 후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그의 전략은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때 1조 달러까지 기업가치가 상승했던 애플을 추격하기에 이릅니다. Hit Refresh는 그 성공의 초입에서 나델라가 자신의 삶과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쓴 책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이 책이 굉장히 일찍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나델라가 CEO로 취인한게 2014년이고 책이 처음 출판된 게 2017년 이니까 임기 3년 만에 책을 하나 낼 정도인 거지요. 거기다 직접 썼네요. 3년이면 회사를 정비하는데도 말도 안되게 바빴을텐데 무슨 시간을 내서 글을 썼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자신감도 느껴집니다. 10년 후에 돌아봤을 때 생각이 바뀌거나 회사가 위기면 쪽팔릴 수도 있는데 그냥 출판을 결심했으니까요. 첨예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담아서 말이죠.

그리고 기업 문화에 대한 부분도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가 CEO로 취임하고 처음한 일은 모든 시니어 리더쉽팀(SLT)를 모아 놓고 대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내노라 하는 인재였지만 팀으로써 융화하기 보다는 각자의 성과만 취하는 조직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였지요. 아마 이런 개인적이지만 솔직한 대화가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시작점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는 목표를 바로 세웁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때 윈도우즈라는 소프트웨어로 컴퓨터를 모두가 쓸 수 있는 생활 필수품으로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새 본연의 취지를 잊고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만 하는 그런 기업이 되어 있었죠. 나델라는 여기서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정비합니다. 예전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로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업을 꿈꾸게 되는 거죠.

마지막으로 그는 회사의 문화를 더 활짝 열게 됩니다. 전문직을 읻는 소셜네트워크인 링크드인 인수를 시작으로 열린 세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심지어는 모든 개발자의 오픈 소스 공간인 깃 허브까지 인수하면서 오픈 문화를 확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애플과 구글, 리눅스와 같은 기업과 협력하면서 경쟁을 넘은 시장을 몸소 개척하고 있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폐쇄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면서 말이죠.

저는 과연 3년 안에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담장을 허물고 닫힌 마음을 열기에 3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란 걸 알기 때문에 더욱 그의 업적이 대단해 보이는군요. 향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기업으로 거듭날지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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