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 누나가 소개시켜 줘서 호주에 있는 Greg라는 분과 영상 통화를 했습니다. 제가 배울 것이 너무나 많아서 조용히 듣고 있자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Greg는 분산 컴퓨팅 분야에서 여러 일을 하다가 이제는 은퇴하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지낸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좋아해서 여러 곳을 다녀왔는데 남해 여수에 독일 타운(German Town)에 옥토버페스트를 다녀온 이야기나 오대산에 오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저도 다녀와 본 적이 없는 팔도 유람을 다 해본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비빔밤의 역사를 듣다가 본격적으로 제가 블록체인을 공부 이야기를 듣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먼저 블록체인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진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저는 원래 커뮤니티의 삶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업계의 사회적 움직임에 매료되서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는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관망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Greg는 제 이야기를 듣고 분산 컴퓨팅을 오래 한 사람으로써 블록체인은 하나의 옵션일 뿐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최고의 옵션도 아닌 것이 공약보다 개발된 내용이 많지 않고 실질적인 탈중앙화 달성 가능성도 불투명하며 효율성이 높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때문에 여러가지 옵션을 다양하게 살펴보는 폭넓은 시각이 중요할 것이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특히 Holochain이라는 것에 대해 말을 해줬는데 비트코인 백서가 나오기 2달 전인 2008년 8월에 백서를 발간한 기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블록체인은 프로토콜 상에 통제 레이어와 데이터 레이어가 모두 포함되 있는 반면 Holochain은 두 레이어가 분리되 있는 것이 특징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때문에 확장가능성 문제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접근하는데 기술적으로 더 쉬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백서를 읽어봐야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Greg의 말이 정말 와 닿았던 건 기술이 핵심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기술은 도구로써 그 특유의 기능을 수행하면 됩니다. 블록체인이 됐든 Holochain이 됐든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됐든 그 기술의 특성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확장하는데 어떤 노력이 들지를 계산해 가장 효율적인 도구를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결국 핵심은 제품 혹은 서비스가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블록체인의 핵심은 기술적으로 신뢰 즉 Community Trust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입니다. 여기에 인센티브, 권력, 그리고 관계의 문제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신뢰 수준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권력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구성원끼리의 관계를 정립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이 거대한 문제를 다루는 한 가지의 도구일 뿐입니다. 거기에 매몰될 필요도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가 부족할 때면 “아 정말 제대로 코딩을 배워야지”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Greg한테 기술을 더 깊이 공부해야 하는 건 아닐까 물어봤더니 저에게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지"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오히려 기술에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뛰어난 분야로 모든 걸 해석해서 편협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통찰하는 건 하나의 기술을 안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배울게 너무 많아 본질이고 표피고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응원이 되는 한 마디였습니다.

통화를 끝내면서 몇 가지 숙제를 받았습니다. Madesafe, Holochian, Freedombox, Cloudfare, 2020 Vision 등등 오늘 새로 배운 개념만 복습해도 시간이 꽤나 걸릴 것 같습니다. Greg는 2월 초에 컨퍼런스를 다니면서 새로운 개념을 배운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오늘 새로운 Linux 서버가 도착해서 자기가 다루는 4번 째 서버에 대해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참 나이가 들어도 열정을 가진다는 건 아름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의 Hit Refresh를 읽으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배우면서 분산화 체계도 같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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