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이퍼펑크의 선언문

아곤
5 min readJun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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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작성자: Eric Hughes

원문: https://www.activism.net/cypherpunk/manifesto.html

전자 시대의 열린 사회를 위해서는 사적인 자유가 필요하다. 사적인 자유가 비밀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적인 문제란 개인이 세상 모든 이에게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만 비밀은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사적인 자유란 자신이 세상에 알리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다.

두 주체가 일종의 관계를 맺을 때 각자는 상호 행위에 대해 나름의 기억을 가진다. 이 때 각자는 자신의 기억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 누가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 여기에 법을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열린 사회에 있어 표현의 자유는 사적인 자유보다 더 근본적인 권리이다. 그 누구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하지 않는다. 다수의 주체가 동일한 포럼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각자는 다른 모든 이에게 말할 수 있고 개인과 다른 주체의 지식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 전자 통신은 이러한 합치된 성명을 가능하게 했고 누군가가 원한다고 해서 이를 없어지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사적인 자유를 원하므로 하나의 처리에 꼭 필요한 처리에 대한 지식만을 가지도록 보장해야 한다. 또한 모든 정보를 이야기 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최소한의 정보만 밝히도록 해야한다. 대부분의 경우 개인 신원은 드러나지 않는다. 내가 상점에서 잡지를 사서 점원에게 현금을 건낼 때 점원은 내가 누군인지 알아야할 필요가 없다. 내가 나의 전자 이메일 서비스 제공자에게 어떤 메세지를 보내고 받을 것을 요청할 때에도 서비스 제공자는 내가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 메세지를 보내는 방법과 내가 이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이러한 처리의 절차에서 나의 신원이 공개 된다면 나에게는 사적인 자유가 없다. 나는 나의 신원 공개를 선택할 권한이 없다. 나는 언제나 나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열린 사회에서 사적인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익명의 처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현금이 이러한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었다. 익명성 처리 시스템은 비밀 처리 시스템이 아니다. 익명성 시스템은 개인이 자신이 원할 때 그리고 오직 원할 때만 신원을 공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이것이 사적인 자유의 핵심이다.

또한 열린 사회의 사적인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암호학이 필요하다. 내가 무언가를 말했을 때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만 이것이 들리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는 내용이 세상에 공개 된다면 나에게는 사적인 자유가 없다. 암호화를 한다는 건 사적인 자유를 소망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고 약하게 암호화를 한다는 건 사적인 자유를 크게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더 나아가 익명성을 전제로 자신의 신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암호학적 서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 기억 혹은 기타 거대하고 형상 없는 조직이 선의로 사적 자유를 보장해 주기를 바랄 수 없다.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 되면 그들은 우리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저지한다는 건 정보의 현실에 맞서는 것이다. 정보는 자유롭기를 바라는 걸 넘어서 이를 갈망한다. 정보는 가능한 모든 정보 공간으로 확장한다. 정보는 루머의 어리고 강한 사촌지간이다. 정보는 루머보다 발이 더 빠르고 더 많은 눈을 가졌으며 더 많이 알고 더 적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자신의 사적인 자유가 보장 되기를 원한다면 이를 방어 해야만 한다. 우리는 서로 힘을 합쳐 익명성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동안 귓속말, 어둠, 봉투, 문호 폐쇄, 비밀스러운 체결, 및 전령을 통해 수 백년간 자신의 사적인 자유를 방어해 왔다. 이전의 기술은 강한 사적인 자유를 보장하지 못했지만 전자 기술은 이를 보장할 수 있다.

우리 사이퍼펑크는 익명성 시스템 개발에 매진한다. 우리는 암호학, 익명성 메일 전달 시스템, 디지털 서명, 전자 화폐를 통해 사적인 자유를 수호한다.

사이퍼펑크는 코드를 작성한다. 우리는 누군가는 소프트웨어를 작성 해야만 사적인 자유를 보호할 수 있고 우리 모두가 이를 시행하지 않는 한 사적인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코드를 작성할 것이다. 우리는 동료 사이퍼 펑크가 이를 시행하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코드를 배포한다. 우리의 코드는 전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의 소프트웨어 작성을 승인 하는지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파괴될 수 없고 널리 퍼진 시스템이 종료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사이퍼펑크는 암호학에 대한 규제를 규탄한다. 암호화는 사적 자유에 기본이 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암호화라는 행위는 실제로 정보를 공공의 영역에서 제거한다. 암호학을 규제하는 법마저 규제의 팔이 닿는 범위인 국경선 내에서만 효력을 가진다. 암호학은 필연적으로 지구 전역으로 퍼질 것이며 이를 통해 익명성 처리 시스템이 가능해질 것이다.

사적인 자유가 전역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이것이 사회 계약의 일부로 편입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공동의 선을 위해 함께 모여 이러한 체계를 구축 해야만 한다. 사적인 자유는 사회의 동료들이 협력할 때 비로소 확장될 수 있다. 우리는 당신의 의문과 당신의 우려를 탐구하는 사이퍼펑크이기 때문에 당신이 우리에게 참여하여 우리가 자신을 속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이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 우리의 목표에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의 방향을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이퍼펑크는 사적인 환경이 보장되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친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앞으로

1993년 3월 9일

Eric Hug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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