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구조에 대한 고찰

아곤
4 min readNov 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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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스타트업의 이상적인 조직구조

스타트업이나 조직을 이끌어본 사람은 모두 저에게 조언했습니다. “조직을 시작할 때 관계를 명확히 해야지 아니면 크게 후회한다.” 저는 이 조언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실패를 겪으면서도 이번에 제대로 된 조직 구축을 하지 않을 것을 보면 말입니다.

저는 독선적인 리더십을 추앙하지 않습니다. 권력에 의해 강압적인 힘으로 누군가를 굴복시키는 것보다는 설득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위계관계를 탈피한 수평적인 조직을 추구했지요. 하지만 수평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구조가 명확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발제를 해야 토의가 가능하듯 목표를 제시하고 일을 명확히 규명하는 책임자가 있어야 수평적인 조직 운영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조직은 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덕후학교 운영진은 작게는 2개의 기업 크게는 4개의 프로젝트 팀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장화신 대표가 운영하는 관악청년문화예술네트워크와 제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건웅(살롱에드할 법인)이 합작해서 만든 프로젝트니까요. 장화신 대표는 아야어여라는 청년 단체를 운영 중이고 저는 살롱 에드할을 운영 중입니다. 각자의 우선 순위와 조직 구조가 다르다 보니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누구의 말을 따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2기를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조직을 일원화하는 것입니다. 조직 구조 이론에 따르면 조직의 인원 수와 전문화 정도, 업종, 공정 등에 따라 구조와 분업의 형태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 조직의 크기와 전문화 정도를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단순 구조(The Simple Structure)의 조직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겨우 목표를 잡고 각 분야별로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일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잡는 과정인데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를 취하는게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혁신(innovation)을 위한 유연성은 리더의 자질에서 발현하는 것이지 구조가 느슨하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리더십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좋은 리더란 타인을 포용하는 리더다라는 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우나 오다 노부나가처럼 자신의 카리스마와 능력으로 사람을 휘어잡았으나 결국 한계를 넘지 못한 리더의 이야기에 가슴 아파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리더십 이론에서는 조직의 전문성과 사기가 낮을수록 지시형(Telling)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리더란 개괄적인 방향을 넘어 구체적인 사례와 디테일까지 세세하게 꿰뚫고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가 생각한 리더"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 가장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조직 문화는 결국 자율적이고 책임감을 갖춘 리더의 덕목에서 나오는 것일 테지요

좋은 조직 문화를 생각하기 전에 문화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지분 구조에까지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 지분 구조와 보상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던 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봅니다. 대표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걸 염두해 두어야합니다. 따라서 저와 코파운더에게 지분을 80:10:5:5로 나누고 제가 가진 지분의 30%는 미래의 투자, 인재 유치, 그리고 기타 주식 배분을 위한 리저브(Reserve)로 생각하는게 맞겠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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