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하지 말기…

아곤
2 min readJan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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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3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두려움, 외로움 조급함입니다. 두려움은 사실을 부정하게 만들고 외로움은 날카롭게 반응하게 만들며 조급함은 과격한 결정을 내리게 만들곤 합니다. 이 중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가장 어려운 감정이 조급함인데 왜냐하면 조급함이 열정과 같이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 때문입니다.

이상이 높은 사람일수록 조급함이 커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제게도 교육을 바꾸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있죠. 그런 욕망이 제게 열정을 주곤합니다. 하지만 열정이 지나쳐서 조급함이 되면 현실을 저버리고 비전만 기대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굉장히 위험하죠.

Elizabeth Holmes는 실리콘 벨리가 꿈꿔왔던 모든 희망이었습니다. 그녀는 의료 업계를 바꿀(disrupt) 벨리 최고의 혁신가로 꼽혔죠. 그녀는 스티브 잡스를 신봉했고 그와 같은 종류의 카리스마를 지녔기 때문에 깊고 큰 그녀의 푸른 눈을 본 사람은 그녀가 건 주문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Wallgreen과 같은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이 그녀에게 줄을 서서 계약을 체결했고 실리콘 벨리 뿐 아니라 정계, 재계 유명 인사들도 그녀에게 투자를 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 듯 했습니다. 그녀는 원래 약간의 혈액 테스트 만으로 시중에서 진단하는 거의 모든 병을 진단할 수 있는 마법의 테스트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시제품을 출시해 실제로 미국 전역의 Wallgreen에서 제품을 판매했죠. 하지만 그 제품이 거짓이었다는게 밝혀지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속은 것이지요.

그녀는 악인이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세상을 바꾸고자 꿈을 쫓아 19세에 스탠포드를 자퇴한 열정적인 학생이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요? 그녀의 남자 친구? 실리콘 벨리의 허황된 성공 공식의 허점? 자본주의의 폐해? 이 모든게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결국은 그녀의 조급함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성공을 위한 조급함이 거짓을 포장했을 것이고 더 큰 문제는 그 포장이 진짜 성공처럼 여겨졌을 때는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시작됐겠죠.

어제 회의를 마치고 곰곰히 생각하면서 아직도 조급한 감정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직은 천천히 스텝을 맞춰나가는 중인데 저도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감정이 앞서서 이야기가 조금 헛돈 느낌을 받았던 것 같네요. 오늘 다시 내복의 미래를 수정하고 여러 속옷 제품을 살펴보면서 아직 더 배울게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더 차분히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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