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논스

아곤
3 min read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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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논스에 왔습니다. 오늘 여기서 자려구요. 영세형과 저녁을 먹고 8시에 춤을 추고 나면 10시가 넘을테고 그 때는 집에 가기 귀찮을 테니까요. 그냥 귀찮을 때 강남에 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참 다행입니다. 특히 거기가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 반가운 친구들이 가득하다면 더욱 그렇죠.

들어오자마자 여러 사람들과 안부를 나누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에 오기 시작한 새로운 분들도 많더군요. 원래 1층은 좀 한산한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2팀이나 미팅을 하고 몇몇 사람은 작업을 하고 있어서 테이블이 꽉 차 있었습니다.

Simon과는 좀 오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Simon은 Cornell에서 인류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서 지내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논스에 방문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나다가 거의 매일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논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나 커뮤니티의 색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논스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여기를 찾는 멤버는 모두 자신만의 색깔과 능력을 소통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니까요. 서로의 열정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체워주기도 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지만 함께 했을 때 생기는 시너지는 어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곤 하죠.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저 같이 놀고 먹고 일하고… 그냥 같이 사는거죠. 하지만 충분히 자신의 삶을 찾아나갈 의향이 있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같이 모여 삶을 공유할 때 생각하지 못한 시너지가 창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현실성을 더하게 되고 서로의 능력이 모이면 현실로 이루어지기도 하니까요.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에 있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놀라운 변화를 느끼고 있고 새로운 걸 만들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논스가 아니었다면 미디엄과 퓨우처를 지금까지 계속 만들지는 못했을 테니까요. 저도 나름대로 의지력이 강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미친놈처럼 계속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힘들면 힘들다 즐거우면 즐겁다 이야기를 하면 그걸 이해해 주는 친구들이 옆에 있어야 힘도 나고 일할 맛도 나고 하니까요.

잠자리가 최고로 편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과 같이 쓰다 보니 성격에 따라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어떤 사람들과 같이 사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지내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넘쳐나니까요.

특히 영세형과 꽤나 오랜만에 소식을 나눴는데 형도 좋아 보였습니다. 오랫동안 시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제 조금 자리가 잡혀 가는 느낌이라 자시니 하고 싶은 일들도 하나씩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요즘 논스에서는 매일 하나씩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시은이형이 SeeIn 방송을 시작한 이후 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만들고 있거든요. 영세형도 조만간 BM을 가지고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는데 기대가 되네요.

오늘도 바쁜 하루였지만 들어가서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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