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저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순수성과 호기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집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생각해보면 이것도 일종의 두려움과 분노에서 생긴 감정인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 어른이라는 핑계로 자행되는 잔인함과 폭력에 분노하고 “나도 저런 어른이 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항상 어린아이의 마음을 유지하면 최소한 저렇게 되지는 않을꺼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처럼 자유롭게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제가 무언가를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와 같은 마을 유지하는 것과 철딱서니가 없는 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죠. 일을 한다는 건, 특히 “나"와 “다른" 사람과 일을 한다는 건 서로 맞춰나가는 과정이 필수로 동반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호기심을 빙자한 결정 장애는 혼란을 야기하고 순수성을 가장한 독단은 불신과 협력의 붕괴를 초래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듣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무책임함은 조직 공동의 목표가 아닌 “나"를 위한 집착으로 발전하곤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타인을 포용할 준비를 갖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집니다. “내"가 원하는 무언가 이상으로 “함께"하는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책임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능한 것이지요. 지금까지 저를 돌아보면 아직도 “나"의 세계 안에 갖혀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해봅니다. 특히 한국이 가진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문화 체계를 온전히 포용하기 보다는 불필요한 것이라,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 생각하고 동료를 신뢰한다는 미명하에 마케팅이나 세무적인 기본을 등한시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건 모두 저의 일입니다. 저와 일을 하는 팀원의 일이니까요.

애초에 완전히 순수하고 호기심을 가진 태도로 일관했다면 특정한 일들을 거부하는 모습 자체를 보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있는 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했을 테니까요. 따라서 저는 아이처럼 되고 싶다는 철딱서니 없는 관념에 사로잡혀 진짜 아이처럼 자유롭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그저 내가 가지지 못한 자유에 대한 동경으로 “아이같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겠지요.

이 또한 나였네요

세세하게 생활적인 습관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책임감이 시작하는 것일테니까요. 아직은 시대의 아픔이나 내가 알지 못하는 사명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아침에 밥을 짓고 정시에 일을 하면서 최소한 이런 삶을 사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나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부분을 조금씩만 더 즐긴다면 그게 가장 아이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겠지요.

지난 3주 정도 진행한 3G3N은 30일 성공에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목표했던 부분을 이룬 것도 많고 앞으로 더 노력할 여지는 남겨두었죠. 대표적으로 크로스핏을 3개월 끊었습니다. 크로스핏을 가기 위해서라도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할테고 끝나면 스케줄을 적겠죠. 목표를 세운다는 건 돌아올 지점을 정한다는 면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가 봅니다. 물론 이걸 지켜나가는데서 오는 성취감도 큰 부분이겠지만요.

이번 주는 연휴지만 이사때문에 계속 바쁠 것 같군요. 다음 주는 덕후학교 시작 1주 전이니까 정신이 없겠고요. 뭐가 됐든 하루하루 만들어 나가다보면 어딘가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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