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하여

현재 지식 전달은 흔히 소수의 전문가(선생)가 다수의 비전문가(학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후 선생은 정형화된 시험을 통해 학생의 지식의 습득 수준을 검증합니다. 이러한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 구조는 확정적이고 한정된 지식을 대중에게 전파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반면에 학생들이 전문가에 의존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만듬으로써 그들이 스스로 지식을 찾아나가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교육을 위한 시도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MOOC로 대표되는 오픈코스로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상아탑 안에 갖혀 있던 학문적 지식을 대중에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시도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픈코스마저도 대부분이 지금까지 존재했던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의 구조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저 강의실의 선생(교수)과 학생(청강생)의 구도를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왔을 뿐입니다. 오히려 사이버 공간의 소통이 어렵다는 문제름 감안하면 기존 강의보다 더욱 일방향적인 모습을 띄게될 우려도 있습니다.

문제는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에 익숙한 학생들은 혁신을 선도해 나갈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혁신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여 자신만의 지적 기반을 쌓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타인과 소통하여 그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진화하는 산물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제 일방향적 지식 투척을 넘어 산업과 함께 진화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새로운 학습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결국 혁신의 선봉에 서 있다고 평가받는 암호화폐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학습 접근법을 개발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는 망망대해에서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헤메이는 콜럼버스에게 나침반을 만들라는 말과 같이 들릴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소통을 통해 유연한 공동의 지식을 발전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저는 구전 문학에 이러한 유연성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많은 한국의 고전 문학은 누군가의 각색에 의해 탄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원본이라고 알고 있는 이야기도 누군가가 만든 하나의 버전에 불과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전 문학의 전통이 비단 한국이라는 나라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리스 고대 문학와 중국의 철학서도 구전으로 지식이 전수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최소 몇 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선조들의 지혜가 우리에게 와 닿을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바로 이 구전을 통한 전수 문화에 기반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구전 문학의 요소가 개발자들에게 전승되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더 많은 개발자들이 Github에 소스코드를 공개함으로써 협력을 통해 집단 지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진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것이니다. 비트코인은 가장 대표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어쩌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란 노드가 네트워크에 모여 만들어 나가하는 새로운 이야기의 연결고리일지도 모릅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컴퓨터 코딩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 집단이 아니면 접근이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비트코인의 오픈소스 문화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향후 우리가 지식을 발전해 혁신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오픈소스의 문화를 전반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프로토콜에 기반하여 세분화된 세션을 진행하는 북클럽이 대중에게 오픈소스 문화 도입을 준비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 믿습니다. 또한 소통과 토의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새로운 지적 산물을 도출하는 북클럽이야말로 혁신을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가장 적합한 학습 형태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북클럽이 주된 학습 방법으로 각광받지 못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비전문가의 신뢰성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를 모르는 장님이 아무리 많이 모여서 코끼리를 더듬어보고 토론도 해봐도 앞의 동물이 코끼리라는 사실을 맞출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편견에 의해 잘못된 결론이 진실인양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전문가가 통제하지 않는 환경에서의 산발적인 토론은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는 것처럼 혼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지속적으로 세션을 진행할 명시적인 유인이 없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열의가 있는 학생들이 지식을 공유하고자 북클럽을 만들 수 있겠지만 열의와 선의만으로 끝까지 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렇다면 북클럽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참여자에게 명시적인 유인을 제공해야 하고 그 유인을 제공할 판별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기존 체계가 시험을 통해 차등의 판별 기준을 두고 이에 따라 자격증 혹은 입사를 비롯한 유인을 제공한 것처럼 북클럽도 지속가능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판별 기준과 이에 따른 유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확장성의 문제입니다. 북클럽은 토의의 특성상 기존 강연에 비해 참여자의 숫자가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실질적으로 토의에 참여한다고 가정 했을 때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15명 이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진행자와 참여자에 따라 같은 책으로도 토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 비슷한 세션을 진행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이제는 새로운 학습 방법을 도입할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학습에 대한 열의가 충분한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 열의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사람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프로토콜에 기반하여 세분화된 세션을 진행하는 북클럽은 참여자에게 지속적이고 명시적인 유인을 제공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선 앞에서 말한 비전문가의 신뢰성 문제는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정보의 비대칭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러나 특정한 책에 한해서는 비전문가도 성실히 읽어 오기만 한다면 충분히 학술적인 토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노련함과 관련 지식이라는 장벽을 허물기 위해 각 세션에 가장 특화된 진행자를 두고 갈등을 조정한다면 그 혜택을 모두가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두가 책을 읽어 온다고 전제할 수 있다면 비전문가의 토의도 유의미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토콜에 따라 명시적 유인과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면 참여자가 책을 읽어올 명확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토콜 설정에는 암호화폐에서 사용하는 인센티브 디자인의 모델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참여자의 참여도, 세션 진행, 도출 산물 등에 따라 작업증명을 평가해 이후 세션에 대한 발언권(예를 들어 프로토콜 설정 권한)을 제공한다면 참여자의 책임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분 증명을 통한 자원 분배와 위임 증명의 방식의 추천인 제도를 활성화 한다면 개인이 세션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에 대해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를 도입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확장성의 문제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생각한 방법은 세분화된 세션의 일부를 강연으로 진행하여 더 많은 참여자가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유동적으로 세션을 운영한다면 완전히 토의로 운영되는 세션에 참여한 15명이 매번 같은 사람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이전 세션을 듣지 않고 새로운 세션에 참가한 사람도 프로토콜에 따라 주제에 맞는 토의를 할 수 있도록 세션을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세션 진행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제가 제시하는 북클럽은 공부에 열의가 있는 사람이 참석한다는 간과할 수 없이 거대한 전제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지식 접근법을 시도할 용의가 있는 사람에게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 모든 사람이 이 접근법을 선호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지금 당장 이러한 시도해 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와 같이 북클럽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hacameon91@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답장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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