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는 잊혀지기 위해 존재한다

저가폰의 미래 Live를 위해 스크립트를 만들 예정입니다. 저번 속옷의 미래와 메뉴판의 미래는 스크립트가 없이 Backbone을 보면서 거의 생짜로 찍었죠. 하지만 더 수준 높은 라이브를 찍기 위해서는 여기에 서로의 코멘트를 반영해서 어느 정도 스크립트의 윤곽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퓨우처를 만들면서 제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컨텐츠의 질보다 우리가 함께 이것을 만드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저는 퓨우처 그리고 그 이후를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직으로써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협력의 절차와 문화를 만드는게 무엇보다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시청자나 구독자가 몇 명 느는 것보다 (물론 구독은 해주세요 여러분) 우리만의 소통 방식을 통해 작업 절차를 적립하는게 조직으로서 도약하는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형식에 구애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 컨텐츠 생산 팀원이 3명 밖에 되지 않는 다는건 소통 방식을 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설립한 절차도 불필요하거나 거추장스러우면 언제든 없애거나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작은 조직이 큰 조직보다 더 유리한 건 선택의 유연함이니까요.

그럼에도 결국은 이 절차가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 산업은 아무래도 시기와 외부의 반응에 민감하다 보니 최대한 유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협력의 방법되 굉장히 유연해야만 하지요. 금방금방 바꿔야 하니까요. 지금까지는 이 유연함이 극도의 통제를 통해 이루어졌던게 사실입니다. 대빵이 한명이면 그 사람 말에 따라 모든게 바뀔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대빵이 없거나 그 역할을 상호 소통으로 대체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협력 모델을 새롭게 구축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요.

예를 들어 라이브 스크립트도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방송을 찍으면 스크립트대로 말하지 않고 대부분은 애드립이나 상황에 따라 반응을 달리 할테니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상황에 맞출 수 있어야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방송이 나올 수 있는게 사실일테지요.

그럼에도 스크립트가 필요한 건 뮤지션에게 악보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을 하는 뮤지션은 악보를 보지 않습니다. 그 상황의 느낌에 따라 자유자재로 퍼포먼스를 조절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악보가 있습니다. 악보가 있어야 악보를 잊을 수 있으니까요. 형식을 넘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정교한 형식이 뒷바침되어야 합니다.

유투브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스킷을 봤는데 정말 이 사람은 미친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의 토크쇼나 한국의 예능을 보다보면 세상에 코미디언보다 똑똑한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감수성과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에게도 Q 카드가 있습니다. 물론 자연스러운 진행자는 그걸 보지 않죠. 저같은 초짜에게는 아직 먼 경지지만 우선은 Q 카드를 만들면서 성장하다보면 언젠가는 카드를 찢어버릴 수 있는 경지가 오지 않을까요? 계속 노력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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