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곤으로 살기로 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3번 이름을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영훈이형이 지어준 크립토 망나니로 활동했고 최근까지는 백수생각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팀 루디움을 결성하면서 아곤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보려 합니다.

인간이 진화하는 존재라면 저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제게 있어 이름을 부여한다는 건 저의 전반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크립토 망나니 시절에는 크립토라는 산업에 발을 담그긴 했으나 제가 무얼 해야할지 굉장히 모호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일을 배우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게 뭔지 찾아 나가는 단계였죠.

그러다가 크립토를 떠나서 전역을 하고 진짜 백수가 된 이후에는 가 새로운 걸 시작하는 과정을 겪었죠. 백수생각이라는 이름은 논스를 나오고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으로 지었던 이름입니다. 그래도 그 때는 제가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각심 정도는 있었습니다. 이 자각심이라는게 뭐 대단한 일을 하고 있었다기 보다는 그저 제가 제 자신의 행동을 통해 “아 나는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무엇을 하든 결국 이런 일로 가겠구나"라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말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아곤이라는 이름은 의미가 매우 큽니다. 아곤은 그리스어로 “경쟁"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에서 그리스의 올림픽 경기나 신에게 바치는 축제(Burnt Offering이라고 해서 소를 태워서 제사를 지내는 행위를 일겉습니다)를 모두 “아곤적 놀이"로 해석합니다. 파이디아가 어린아이의 유희, 가벼운 놀이였다면 진중하지만 놀이의 요소가 다분한 모든 행위가 아곤의 일환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행위를 통해 우리가 아는 인간의 역사와 문화가 발전했다고 합니다.

미국 버닝맨이 그 축제의 역사를 이어온 걸까요?

아곤이 되었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감이 따르는 결정이었습니다. 새로운 팀을 결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표의 책임과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으니까요. 이제 저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니고 한 조직의 책임자로서 자신을 바로 세울 책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이러한 책임감이 부담스럽다고 느꼈어서 선뜻 뜻을 세우지 못했는데 덕후학교를 계기로 드디어 마음을 다잡았으니 무엇보다 덕후학교에 감사해야 할 것 같네요.

앞으로 아곤으로서의 모습이 어떠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글을 쓰는 시간보다 공적인 문서를 만드는 시간이 늘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틈틈이 미디엄에 생각을 적어내려 가려고 합니다. 꾸준히, 천천히, 그리고 성실하게요.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