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하다

부산 해운대에 앉아서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든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초라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바다는 넓고 푸르러서 나라는 존재 하나가 폭 빠진다고해서 안색조차 바꾸지 않을텐데 나는 지나간 생각에 몸서리치며 잠 못이루고 있다. 아직 정제되지 못한 상념이 음울한 회색에 아롱아롱 메달려 있다.

부산에 와 있으니 아직도 간간히 살롱 예약 문의 전화가 온다.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걸려온 전화 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살롱에드할입니다.”

“아 파티룸 예약을 문의하려고 전화 드렸는데요.”

“아쉽게도 현재 에드할은 리뉴얼 중이라 운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화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안타깝게도 예약은 어려우실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에 예약을 하던 분들이 다시 예약하기 위해 문자를 주시기도 하고 스페이스 클라우드를 닫은 지금에도 연락이 오는 걸 보면 그래도 완전 개판을 쳤던 건 아니라는 생각에 살롱을 만드는데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기도 하고 잠시 우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겨우 그 정도일 뿐이다.

경제적인 관념에서는 누군가를 지탱할 수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한… 확장 가능성은 미진한… 그래서 모두가 떠나버린… 그나마라도 나의 존재 이유가 되어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인… 그냥 그 정도이다.

전화기는 조용한데 내 마음은 고요하지 못하다

초라하고 비참하다.

그래서 해야할 일을 찾고 있다.

안타깝게도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후기 모집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원에 가려고 했던 건 어찌돼었든 나라는 사람이 가진 능력을 세상에 객관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제시하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나 부족함을 알아버렸으니까. 그래도 시대의 최전선에 서서 변화의 물꼬를 틀겠다는 생각 자체는 변함이 없다. 데이터사이언스라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선택했던 학과였으니 말이다. 뭐 학교에 가든 가지 않든 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에 대한 지식은 쌓아가야 할것이다.

여튼 다시 한번 무얼할지 정해야 하는데 지금 또 보이는 건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다시 말해 행시이다. 큰 조직에서 제대로 일하는 경험을 쌓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느끼고 있는 찰나에 현재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조직은 대한민국 정부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선택지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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