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암호화폐 및 ICO 시장 조사” 공청회

3월 14일 미 하원에서는 “암호화폐 및 ICO 시장 조사”를 주제로 2시간 가량의 공청회가 있었습니다. 이 공청회는 Coinbase의 Mike Lampres, Georgetown 대학의 Chris Brummer 교수, Wilson Sonsini Goodrich & Rosati 법 자문 회사의 Robert Rosenblum, 그리고 Coinbase의 Peter Van Valkenburgh가 참석한 가운데 지금 미국 암호화폐와 ICO 시장의 법규 제정과 관련된 미 하원의 질문과 답변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글은 공청회간 진행된 내용 중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다고 생각한 내용을 3가지 카테고리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ICO의 재정 공개(Financial Disclosure)

현재 암호화폐를 투자 정보의 대부분은 발행 주체가 간한 “백서(whitepaper)”에 포함된 정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화폐에 따라 회사 웹사이트 혹은 블로그에 개발자 정보와 최근 현황을 등록하거나 Github Repository를 통해 소스 코드(source code)를 공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보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정형화된 등록 절차가 없다보니 정보가 중구난방으로 전해지거나 필요한 정보가 누락되어 정보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존 기업의 경우는 기업의 성격에 따라 기관이 요구하는 정보 공개 양식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증권시장에 등록된 기업의 경우 Securities Act에 따라 SEC가 요구하는 Schedule A와 Schedule B에 명시된 요약서(prospectus)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관은 정형화된 정보를 제공 받아 업체가 제공된 정보와 다른 행위를 감행할 경우 사기(fraud)로 판단하여 단속이 용이합니다. 그러나 암호 화폐 시장의 경우 아직 이렇다할 공개 양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Chris Brummer 교수는 이렇듯 암호화폐의 정보 공개(disclosure)의 기준이 불명확 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ICO 회사가 공개해야 할 6가지 정보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1. 발행사의 위치(promoter’s location)
2. 현 문제와 기술적 해결 방안(problem and proposed technology solution)
3. 토큰 설명(description of the token)
4. 블록체인 거버넌스(blockchain governance)
5. 기술 팀의 자격 요건(qualifications of the technical team)
6. 위험 요소(risk factor)

또한 현재까지 암호화폐 시장이 백서 발간을 통한 기술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설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mom and pops)와 같은 일반적인 사용자가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한 암호화폐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내용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용 언어(plain English)로 기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토대로 한 “오픈 소스” 문화를 지향한다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ICO의 정보 공개(disclosure)의 기준을 마련하여 투자자가 최소한 자신이 무엇을 투자하고 있는지 알도록 독려하는 건 필요한 조치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 투자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술적인 백서 보다는 사용자의 권리와 투자 위험을 명확히 설명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이 바람직한 선택일 것입니다.

2. 분열된 규제 시장의 조화(fixing the patchwork)

현재 암호화폐와 관련된 가장 큰 규제 이슈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암호화폐는 증권(security)인가 상품(Commodity)인가?
2. 암호화폐를 취급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첫 번째 문제는 SEC와 CFTC가 관장하는 영역으로 특히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된 ICO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암호화폐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어떤 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두 문제는 2월에 있었던 암호화폐 관련 상원 공청회 내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SEC와 CFTC의 총재는 명확한 규제 방안을 설립하기 위해 유관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며 새로운 법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미국의 자금 시장은 여러 규제 기구에 의해 나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암호화폐와 관련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연방 및 독립 기구만 해도 SEC, CFTC, FinCen와 IRS으로 네 곳이나 됩니다. 또한 주 정부에서 뉴욕의 Bitlicense를 비롯해서 각각 다른 규제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너무나 많은 규제 주체가 서로 다른 규제안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규제 기관은 암호화폐를 새로운 자산의 형태로 인정하여 통합적인 새로운 규제 방안을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기관 형태 내에서 각 기관의 권한을 적절히 분할하여 암호화폐를 감시 감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Peter Von ValkenburghRobert Rosenblum은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우선 Peter는 두 총재의 말에 공감하며 각 유관 기관이 협조를 통해 서로의 규제 영역을 나누는 것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SEC와 CFTC간의 명확한 영역 분할을 시작으로 각 유관 기관 간의 권한 분할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자금의 위탁(custodial) 여부를 기준으로 취급자를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와 사용자가 따라야 하는 법령과 거래소를 비롯한 위탁 계좌 취급자의 법령이 나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존하는 규제를 새로운 기술에 맞게 재정비 하여 암호화폐의 범세계적(global)인 성격을 보장하고 연방 기관과 주 정부 간의 이중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을 막으며 모호한 암호화폐 취급법 적용 때문에 개발자와 사용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에 Robert Rosenblum은 현재 암호화폐 법 시장이 특정 토큰이 증권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치중하여 정말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을 하였습니다. 특정 토큰이 증권인가 아닌가의 문제는 사실과 상황(fact and circumstances)에 의해 판단되기 때문에 모호함이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증권 판단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토큰의 상업적 사용(commercial usage)에 의한 가치가 타인의 노력(promoter’s effort)에 의한 가치와 어떤 관계를 가지느냐에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토큰이 플랫폼 내에서 가지는 사용 가치가 개발자 혹은 마케터에 증가하는 가치보다 더 클 때 해당 토큰은 증권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해당 토큰의 케이스를 들여다 보기 전에는 이 역치의 순간이 언제 인지 사전에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확히 언제 토큰이 증권이 되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건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살펴보았을 때 차라리 암호화폐에 장기적으로 암호화폐에 특화된 법을 제정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3. Coinbase와 거래소의 법령 준수(compliance of exchanges)

이번 공청회 간에 많은 하원의원들이 Coinbase가 과연 어떤 형식으로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탈세 방지(AML), 실명 공개개(KYC), 그리고 자금 거래(MSB)와 관련된 법규를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번 공청회에 참여한 Mike Lampres는 Coinbase의 입장을 대변했는데 저는 이 답변이 세계 많은 거래소의 법령 준수에 가장 보수적인 입장의 표준이 될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는 생각했습니다.

우선 Coinbase에는 현재 Bitcoin, Ethereum, Litecoin, 그리고 Bitcoin Cash의 4개 토큰만 상장되어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는 Coinbase가 판단하였을 때 위 4개의 토큰만 증권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법정에서 Bitcoin은 화폐(money)로 판단된 사례가 있고 Ethereum 역시 SEC가 발행한 소위 The DAO Report에서 화폐로 판단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Litecoin과 Bitcoin Cash는 Bitcoin에서 하드 포크한 토큰이므로 비슷한 형태를 가집니다. 즉 Coinbase는 아직 ICO와 증권에 대한 법령이 정해지지 않았고 증권을 취급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최대한 검증된 암호화폐만 등재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Coinbase는 앞서 말한 사이버 보안 및 금융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많은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Coinbase는 미국에서 암호화폐 법으로는 가장 악명이 높은 Bitlicense를 취득하여 뉴욕에서 공식적으로 암호화폐를 취급할 수 있는 4개 거래소 중 하나입니다. 또한 38개 주에서 총 40개의 면허(license)를 취득하였고 28개의 다른 기준(test)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회사 인력의 20%가 법령 준수(compliance to legal test)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Coinbase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대규모로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업체 운영에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Bitlicense의 취득을 위해서는 지대한 노력이 필요했겠지만 결론적으로 Coinbase는 뉴욕에서 정식으로 운영이 가능한 4개의 업체에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뉴욕 자금 시장이 가지는 규모를 고려해 보았을 때 이러한 선점적 위치는 업체 운영에 충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거래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최초 규제 적용 이후 처음 면허를 취득하기 까지는 인력 및 비용이 소요될 수 있지만 법령이 정착하면 면허를 선점한 거래소는 신생 거래소에 비해 독점적 지위를 가질 수 있으므로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어차피 현재 중앙화로 운용되고 있는 거래소의 경우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은행이나 기타 재정 서비스 업체와 큰 차이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이 암호화폐라는 차이만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모든 규제를 거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선점적으로 필요한 규제를 따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Coinbase와 같이 법적으로 또는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토큰은 아예 등재하지 않는 보수적인 방법이 옳은 것인지에는 의문이 남지만 선제적인 규제 도입을 통해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는 건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물론 이러한 논리는 순수히 중앙화 거래소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봤을 때의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거래소(DEX)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현재 적용되고 있는 규제는 터무니 없이 높은 장벽일 것입니다. Peter Von Valkenburgh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새로운 탈중앙화 거래소가 출현했을 때 현재 적용 중인 거래소 법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위탁계좌를 운영하지 않는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증권이 아닌 토큰을 거래했을 때는 제 3자가 존재하지 않는 직접거래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규제가 개입할 부분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증권 토큰의 경우 Securities Exchange Act에 따라 이미 발행된 토큰도 거래를 위해서는 증권법에 따라 인증된 거래소를 사용해야 하므로 문제가 복잡해 집니다. 중앙화 거래소의 경우 기존 금융권에서 거래소를 매입하면서 증권 토큰을 거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법 등록 주체가 없는 탈중앙화 거래소는 기존 법령이 존재하는 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