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CEN과 미국 최초 암호화폐 규제안

주의: 본 포스팅은 목적은 지식 공유입니다. 필자는 법적인 전문가가 아니고 순수히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암호화폐 규제를 접근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는 사적인 의견이 포함되 있을 수 있으며 그 어떠한 공신력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규제와 관련된 법률 검토는 변호사와 상의하시길 권고드립니다.

FinCEN은 미국 재무부 산하의 기관으로 개인의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 이하 BSA) 준수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BSA는 우리와도 매우 친숙한 법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 여행을 하는 비행기에서 세관 신고서를 작성할 때 “1만달러 이상의 물품(현금)을 소지하였는가?”라는 문항에 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BSA 때문입니다. BSA에 따르면 개인은 1만 달러 이상의 재화 혹은 현금을 송금 및/혹은 소지할 시 반드시 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FinCen은 이외에도 국제 자금 세탁, 테러리스트 원조, 재정 범죄를 비롯한 재정 분야에서의 문제를 단속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FinCEN은 2013년 미국 정부기관으로써는 최초로 암호화폐에 대해 공식적 규제안을 발표합니다. 이 문서는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라는 용어를 최초로 정의합니다. 이 규제안은 가상화폐에 대해 “실화(법화)와 대비해서 “가상” 화폐는 특정환경에서 교환의 수단으로써 통용되지만 실화의 속성을 가지지 않는 화폐이다. 특히 법화와 달리 사법 관할 구역이 없다. 본 지침은 전송 가능한 가상 화폐(convertible virtual currency)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해당 화폐는 실화에 상응하는 가치를 가지거나 실화를 일부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문서는 가상화폐 시장에 관련된 개인 및 단체를 “사용자(user)”, “관리자(administrator)”, “거래소(exchanger)”의 세 가지로 분리하고 있습니다. 이 중 “상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사용자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사업적 목적으로 실화, 펀드, 혹은 타 가상화폐의 교환에 참여하는” 거래소 및 “사업적 목적으로 가상화폐의 발행 및 중단의 권한이 있는” 관리자는 규제에 따라 MSB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여기서 MSB(Money Service business) 규정이란 전자 거래를 수행하는 업체를 등록하고 BSA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2011년에 새로이 정립된 개념입니다. 따라서 사용자를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 관련자는 미 재정부에 MSB로 등록(RMSB)하고 2년 마다 등록을 갱신하며 BSA에 따라 의심스러운 행위 보고(SAR), 화폐 거래 보고(CTR), 거래통제 인원 보고(DOER)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 규제안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이 논란의 중심은 두 가지 문제를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암호화폐와 관련된 종사자 중 직접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규제의 적용을 받는가?
2.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는 주체(ICO의 주체)도 규제의 적용을 받는가?
이 두 문제는 암호화폐 종사자 중 상당수가 거래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개발자와 채굴자라는 사실을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Coincenter는 2017년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 두 문제를 심도 있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보고서는 암호화폐 생태계 관련 상업(개발) 행위 종사자를 6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1) 위탁 거래소(Custodial exchange)
2) 비위탁 거래소(Non-custodial exchange)
3) 비위탁 지갑 개발자(Non-custodial wallet developer)
4) 풀노드 혹은 채굴자(Full node or miner)
5) 새로운 토큰 개발자(New token developer)
6) 새로운 토큰 개발자 및 판매자(New token developer and seller)
이 보고서는 6 종류의 종사자 중 1번 위탁 거래소는 확실히 MSB 규제의 적용을 받는 거래소이지만 2~5는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6번은 법적인 검토가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FinCEN이 2014년 3월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배포 그 자체로는 가치의 전송으로 치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상 화폐의 참여자는 그 유형에 따라 규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떤 방식(mechanism)으로 가상 화폐를 습득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누구의 이득을 위해 이를 사용했는가”입니다. 즉 타인의 가상 화폐를 수락해서 이를 교환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위탁 거래소는 법의 규제를 받지만 개발 및 채굴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는 교환을 통한 수익 창출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규제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는 ICO의 경우에는 화폐의 성격에 따라 규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FinCEN은 2018년 2월 Wyden 상원의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현재 당국이 유관기관과 규제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CO 규제와 관련된 주요 기관은 크게 증권을 담당하는 SEC와 상품을 담당하는 CFTC가 있는데 FinCEN은 서한에서 BSA 의무가 있는 가상 화폐에 한해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뭐니뭐니 해도 FinCEN 규제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당사자는 아마 현재까지 중앙화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던 업체일 것입니다. 이 때까지 중앙화 거래소는 고객의 지갑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진 위탁 계좌로 운영함에도 당국의 규제망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FinCEN이 처음 무질서한 규제 시장에 뛰어듬으로써 최소한의 규제망이 형성된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상 계좌 실명제도 예전 FinCEN의 규제 발표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Cooley의 대표인 Marco Santori는 이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우선 이러한 규제 때문에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자 했던 기업이 미국이 아닌 타국으로 이전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시장에 기존 규제 형식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기업의 진출을 막아 혁신을 저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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