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학교 선언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성공이라는 사회적 억압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은 정교하게 짜여진 경쟁 시스템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한편으로는 성공해야만 가질 수 있다고 설정된 경제적, 사회적 지위로 유혹하면서 경쟁에서 뒤쳐진 이들에게 실패자의 낙인을 찍어 효시 함으로써 사람들을 위협한다. 우리는 남이 시키는 일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그러나 경쟁 위에 쌓은 성공의 피라미드는 현란한 기만에 불과하다. 자유는 소득 수준이나 나이, 계층, 성별, 종교, 파벌과 무관하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표현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덕후학교는 놀이를 통해 자유의 문화를 건설한다. 이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즐거움의 추구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자유의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네덜란드의 역사 학사이자 언어 학자인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를 “호모 루덴즈”, 즉 즐기는 존재로 정의했다. 인간은 모두 즐기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놀이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명령에 따르는 건 놀이가 아니다. 놀이를 빙자한 훈련이다. 진정한 놀이는 태생적으로 자발적인 행위, 자유 그 자체에 가장 근접하다. 따라서 놀이는 현대인이 상실한 자유의 의미를 재미라는 가치로 풀어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접근법이다.

또한 놀이는 참여자 내부에서 자체적인 문화를 형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정된 장소와 시간 그리고 규칙이 존재해야만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하나의 세계관이 되어 커뮤니티 문화의 모태가 된다. 예를 들어 원시 종교 의례는 축제와 그 기원을 함께한다. 이들에게 축제는 신성한 종교적 의미를 가지는 만큼 즐거움을 위한 놀이였다. 축제가 벌어지는 시간과 공간은 이후 신성한 예배와 성역으로 발전했고 규칙은 법이 되어 이후 이들의 사회적 관계를 규정했다. 덕후학교는 태초의 인간이 그러했듯 여러 다양한 놀이를 개발하여 커뮤니티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여 새로운 사회의 모태를 세우고자 한다.

덕후학교는 특정 분야의 덕후가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과 만나 이들을 입덕시키는 만남의 장이다. 덕후는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에서 세계관을 형성한 전문가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의 덕후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단순한 물품의 수집이나 경험의 축적을 넘어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를 세상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소통의 욕구를 가진다. 이제까지 이들은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와 같은 온라인 영역과 그들만이 모여있는 한정된 오프라인의 영역에서 주로 활동했다. 앞으로 덕후학교는 덕후가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커뮤니티를 만드는 성역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덕후학교의 놀이에 초대한다.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흘러가는 시간의 무료함에 새로운 자극을 찾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의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일단 이곳에 와라. 그리고 놀아라. 당신이 놀다 지쳐 잠들때까지 당신이 생각해보지 못한 분야를 함께 시도해보자. 그러다 보면 당신은 어느 새 당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에서 큰 즐거움을 얻어 여기에 입덕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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