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학교가 코로나를 이겨내는 방법

아곤
3 min readSep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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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운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침마다 인터넷 신문으로 코로나 감염자 숫자를 확인하는 버릇이요. 평소에는 뉴스와 정부 방침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매일 아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문안 인사를 드리는 실정입니다. 덕분에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잘 알게 됐으니 긍정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 본부장님! 오늘도 또 뵙네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오프라인 프로그램 운영 가능성이 불확실해졌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은 지난 격상 때도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더욱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죠. 리덕의 입장과 아직 입덕이 되지 못한 신청자의 마음을 진정시켜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부랴부랴 회의를 통해 몇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코로나 운영 지침을 제대로 작성하고 이행한다. 그리고 방역 기준을 웹사이트에 공지한다. 마지막으로(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리덕에게 온라인 프로그램 운영의 필요성을 설득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9월 5일, 급하게 리덕 전원을 소집해서 첫 온라인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PPT로 발제를 하고 현재 상황을 공유한 후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죠. 저의 PPT를 들은 리덕은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모두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불안감이 있었으니까요. 특히 오프라인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인 “상호 교류”를 보장하는 방법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회의가 이어지면서 이를 보완할만한 몇 가지 방책이 나왔습니다. 우선 준비물 제공을 통해 함께 활동을 참여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웰컴 키트를 제공해서 “함께" 있다는 소속감을 부여하는 방법도 나왔습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 모든 걸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결정은 내리지 못했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 꼭 새겨 듣고 갖춰나가야할 소중한 조언을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던 건 변화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에 휩싸이기 보다는 함께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저보다 더 열성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덕후학교의 성공을 빌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덕후학교의 코로나 가이드라인 중 일부

웹사이트에 코로나 운영 방침을 공유하고 마지막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근본으로 생각하지만 외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온라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모두 리덕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정이었죠.

아직 홍보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기대할 수 없겠지만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흩어지는 것만큼은 피했으니까요. 앞으로의 숙제는 매일매일 처리해 나가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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