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들을 한 번 더 생각하며

주리 누나와 지선이 누나가 다니는 압구정 푸른나무 교회에 갔습니다. 평소에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몇 번인가 누나가 초대해 줘서 가 본적이 있는 교회였지요. 마침 며칠 전에 주리 누나의 생일이었다고 해서 축하도 해줄 겸 집에서 나섰습니다.

이 교회는 압구정 M아카데미에 있어서 내부의 조그만 스테이지에서 예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압구정에 위치한 만큼 디자이너와 음악가, 영화 관계자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지요. 밝은 분들이 많으셔서 보기 참 좋았습니다.

이번 목회 내용은 새해 다짐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다니엘 1장 1절에서 16절 내용을 읽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경을 완독할 때 분명이 읽었던 내용이겠지만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제게 와닿지 않았었다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이번 목사님 말씀은 제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다니이 겪은 예루살렘의 상황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창씨 개명과 회유, 그리고 저항의 역사지요. 15살의 소년들은 바빌론 왕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 자유를 얻었지요. 비록 그 자유란게 채식을 할 수 있는 조그만 자유에 불과했지만요.

그런데 목사님은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굉장히 충격적인 화두를 던지셨습니다. “다니엘이 10일간 채식에 성공해서 세상이 바뀌었을까요?” 정답은 No입니다. 그들은 채식의 자유를 얻었을 뿐 이스라엘의 독립을 이루지도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지도 못했습니다. 시대의 큰 흐름에서 보았을 때 그들의 성공은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고 생각하는게 맞겠지요.

음식과 와인 그리고 바빌론의 부귀영화라는 유혹을 떨쳐낸 것도 대단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혹보다 더 큰 보상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다면 말이죠. 그런데 그들이 떨쳐버린 건 무의미였습니다. 이걸 성공해도 아무런 보상도 없다는 허무 말이지요. 불현듯 엄습하는 허무를 떨치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 누구도 저에게 매일 일기를 쓰라고 말한 적도 없고 유투브를 만들라고 부탁한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게 무의미하게 끝난다고 해도 제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그럼 저는 왜 이런 무의미한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런데 한 번 더 생각 해보면 어차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무의미한 시간이겠지요. 결국 뭔가를 하던 안 하던 무의미한 시간이라는 건 같다는 말인데 그럼 차라리 뭔가 하면서 보내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가만히 있으면 심심하니까요.

무엇보다 글을 쓰고 유투브를 찍기 위해 사람들과 복작복작 뭔가 하다보면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도 배우게 되니까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또 만약에 어떤 고마운 분이 제가 만든 걸 좋아해주시고 함께하고 싶다고 이야기 해주신 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테니 그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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