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논스를 찾는 이유

대학을 졸업하면서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결정을 내릴 때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깨달은 사실은 저는 남이 시키는 일을 할 수 있는 성격은 못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서 무언가를 만들어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제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아는 저만의 전문성과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문성과 동료 이 두 가지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났습니다. 그러다 시은형을 만났습니다. 시은이형과는 같은 대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따금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은이형이 자신이 비트코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유투브 방송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흘려 들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궁금해져서 백서를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백서를 다 읽었을 때 즈음에는 제가 좋던 싫던 이 새로운 화폐가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은이형이 살고 있다는 논스에 찾아 갔습니다.

제가 논스에 왔던 2017년 10월 28일만 해도 논스에는 철완이, 주진이형, 영훈이형, 시은이형 이렇게 4명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 날 모두를 만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대화의 내용이 무엇 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주진이형이 16진법 코드를 열심히 설파 했던건 기억이 나는데 저는 코드에는 까막눈이었기 때문에 뭔 말을 하는지 이 화면이 뭘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지만 어찌돼었든 그냥 신기했습니다.

논스에서는 전반적으로 마치 재즈 음악가들이 하나의 악상(motif)에 자신의 멜로디를 더해 즉흥곡(impromptu)을 완성해 나가듯 그 날의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문제는 그 아무도 이 즉흥곡을 다음날 정확히 기억해 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정말 마음에 닿았던 곡이라면 언젠가는 새로운 악상로 다시 태어나겠거니 하면서 그냥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화는 저를 매료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저는 더 이상 다른 동료를 찾아 다녀야할 많은 곳을 해메일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곳 논스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해서 암호학에서 시작해 법학을 거쳐 지금은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가시적인 성과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조그만 미디엄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블록의 해시 값을 찾기 위한 노력인 논스처럼 그 노력이 차곡차곡 더해져 새로운 블록으로 그 작업증명을 마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공부 외에도 저는 이 곳 논스에서 신입 주민 세션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입 주민 세션은 더 많은 동료를 찾고자 논스가 세상에 내미는 손짓입니다. 저는 제가 그러하였듯 자신의 길을 찾아 그리고 길을 같이할 사람을 찾아 여정을 떠난 이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논스는 주민 세션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나가길 소망합니다.

논스는 다양한 사람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공부의 장으로 혹은 수입을 위한 직장으로 아니면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꼭 들리고 싶은 그런 곳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논스가 여정에 지친 이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고 새로운 길을 나아갈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면 저는 이곳 논스의 입구에서 여러분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문지기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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