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가 도대체 뭐길래 난리야?
2021년 7월 간송 미술관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로 출시했어. 간송 미술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박물관으로 훈민정음 해례본 뿐만 아니라 신윤복의 미인도처럼 교과서에 나오는 국보급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곳이야. 앞으로 훈민정음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적 문화 유산이 대부분 NFT로 출시될지도 몰라.
그런데 NFT가 도대체 뭐길래 박물관에서도 이걸 만들고 있는 걸까? 잘 알지도 못하는 디지털 아트 작품도 몇 억에 팔리는 이유는 뭘까? 다들 앞서나가는데 너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 불안하지 않아? 막상 찾아보자니 모르는 기술 때문에 어렵게만 느껴지지?
걱정마. NFT가 뭔지 너가 이걸 왜 알아야 하는지 알려줄게.
1. NFT는 미래다
NFT가 각광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디지털 경제가 성장했기 때문이야. 온라인 쇼핑이나 유튜브 콘텐츠 시청 안 해본 사람 없잖아? 디지털 상에서 돈이 오가는 것도 이미 봤고. 웹, 모바일 기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이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경제권의 크기도 커지고 있지. 2016년 기준으로 디지털 경제의 규모는 11.5조 달러, 전세계 GDP의 15.5%라고 해.
그런데 지금까지는 개인이 직접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았어. 디지털 자산의 근본인 데이터는 무한 복제가 가능하니까. 예를 들어 냥켓만 해도 10년 전에 만들어져서 수억 명이 보고 수만 명의 손을 거쳤음에도 원제작자는 유튜브가 돈을 주지 않으면 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웠어. 복사 붙여 넣기만 하면 이게 원본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고 수익 분배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지 추적이 힘드니까.
그런데 NFT가 데이터의 수익 분배 문제에 해법을 제시한거야. 바로 데이터에 고유값을 지정해서 말이지. 예를 들어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냥캣 유튜브 콘텐츠나 GIF 이미지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어. 그리고 이건 원본과 차이가 명확하지 않지. 하지만 냥켓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는 복사할 수 없어. NFT로 발행된 냥켓은 세상의 무수한 냥켓과는 확실하게 “구분"될 수 있는 거지. 덕분에 플랫폼이나 다른 통제 기관 없이도 개인이 디지털을 소유하는게 처음으로 가능해진 거야.
디지털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NFT의 활용도는 더 다양해질거야. 디지털 경제 안에서의 물체를 구별하고 개인의 소유권을 증명해야할 상황이 생길테니까. 문제는 어떻게 NFT를 잘 활용할까가 되겠지.
2. 열려있는 기회의 땅이다
크립토펑크는 24 X 24 픽셀 크기로 만들어진 1만 개의 디지털 아트 작품이야. 그런데 캐릭터 하나의 가격이 최소 1억이지. 그런데 잘 살펴보면 이걸 만드는 방법은 게임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과 비슷해. 메이플 캐릭터 하나 만드려면 얼굴이랑 헤어 스타일, 상의/하의 같은 아이템을 고르잖아. 크립토 펑크도 헤어 스타일, 얼굴, 그리고 몇 가지 아이템으로 만들어지지. 실제로 크립토펑크를 만든 라바랩스는 게임 개발자 출신이야. 게임을 개발하던 방법을 NFT로 적용 시킨거지.
이제 크립토펑크는 하나의 문화가 되버렸어. 펑크를 소유하고 있다는 건 NFT 업계에서는 람보르기니 하나 몰고 다니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슈퍼카 끌고 강남역에 나타나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펑크를 프사로 설정하고 다른 커뮤니티 채널(대부분 디스코드)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우와” 하지. 크립토펑크가 나오고 나서 다양한 NFT가 커뮤니티 지위의 상징이 되었어. 샤넬백이 없으면 구찌나 코치백을 드는 것처럼 크립토펑크를 대체할 NFT를 사는 사람도 많이 있어.
이건 스퀴글 다오(Squiggle DAO)에서 만든 크로미 스퀴글이야. 스퀴글은 “휘갈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휘갈긴 선이야. 근데 이거 하나 평균 가격이 10ETH, 한화로 3천 만원이 넘어가. 9개월 전에 처음 나왔을 때 0.03ETH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약 300배가 뛴거지. 다들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스퀴글 가격을 보면서 진짜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어.
그럼에도 스퀴글이 비싼 이유는 명확해. 스퀴글은 직접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려면 스퀴글을 사야만해. 커뮤니티 멤버에게는 이벤트 참여와 같은 특별한 혜택도 주거든. 스퀴글은 내가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었다는 인증을 하는 최소한의 자격증인거야. 인싸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나 할까?
여기서 중요한 건 기회가 열려있다는 거야. NFT는 아직 초기 시장이고 네임드가 아니어도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만드는 경우도 많거든. 하지만 시장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커뮤니티 참여자에게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는게 필요해.
3. 개발 1도 몰라도 된다
현재 NFT 씬을 주도하고 있는 건 아티스트와 뮤지션과 같은 크리에이터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주도하는 개발자와는 성격이 다르지. 이게 가능한 이유는 NFT나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도구가 많기 때문이야. 개발이나 기술적인 배경을 다 이해하고 있지 않아도 도구는 쓸 수는 있어.
물론 좋은 작품을 만드는 사람 중에서는 기술을 잘 아는 사람도 많아. 아까 보여준 크립토펑크를 만든 라바랩스는 10년 넘게 게임 개발을 한 경력이 있고 위에 보이는 PAK이나 다른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코드와 알고리즘을 이용한 작품인 제너레티브 아트(Generative Art)에 지식이 있거든. 하지만 이건 필수 사항은 아니야.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자신의 작품을 표현하는 네러티브(Narrative)를 피력하는게 더 시급해.
크리에이터가 아니어도 NFT에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있어. 아까 말했듯이 NFT는 작품을 커뮤니티 멤버의 입장권으로 쓴다고 했잖아? NFT에 커뮤니티가 중요한 건 그만큼 작품을 알리고 참여자를 모으는 마케팅 채널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야.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NF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가격도 오를테니까.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건 작품을 만드는 것과는 또 다른 작업이야. 좋은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를 위해 이야기 거리도 주고 이벤트도 열고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해야하거든. 이건 혼자 하기 매우 힘들어. 그리고 참여자를 케어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가능하지.
기술을 잘 몰라도 NFT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 아트워크를 만드는 것부터 커뮤니티 채널을 열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주는 건 기술이 하는 영역은 아니니까. 기술은 이미 나와있는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면 돼.
4. 퍼스널 브랜딩을 만든다
2020년 블록체인 블로거이자 이더리움 행사 주최자인 알렉스는 $Alex 소셜 토큰을 발행했어. 블록체인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자신을 브랜딩해서 커뮤니티 참여자를 모집한거지. 커뮤니티 참여자에게는 자신의 미래 수익 일부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지. 알렉스는 토큰 세일로 모은 돈을 기반으로 NFT 크립토아트 소셜플랫폼인 트라이쇼타임(Tryshowtime)을 개발했어. 토큰을 이용해 자신을 브랜딩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사례지.
요즘 퍼스널 브랜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잖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틱톡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브런치나 블로그로 글을 쓰지. 앞으로 NFT도 자신을 브랜딩하는 활용 수단이 될거야. NFT로 발행된 글과 이미지, 영상을 활용하면 자신을 알리고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좋으니까.
NFT는 다른 소셜 미디어에 비해 수익 구조가 직접적이야.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정산을 받지 않아도 직접 돈을 내고 NFT를 구매해서 참여하기 쉬우니까. 앞으로 NFT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되면 모아야 하는 팔로워의 숫자는 현격히 줄어들거야. 인스타그램은 1만 명을 모아도 실제 수익화가 어려울 수 있지만 NFT 커뮤니티 참여자 1만 명은 실제 돈을 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아예 달라. 구독자 100만명을 모으는 것보다 찐으로 커뮤니티에 기여할 멤버 100명을 모으는게 더 나을 수도 있어.
수익성에는 리스크가 따라와. NFT는 한 번 발행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약속을 잘 지키는게 중요해지겠지. NFT를 구매한 참여자는 자신이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원할테고 발행자를 가치를 보전해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해. 이건 기획이 필요한 부분이야.
5. 경험이 힘이다
좀 뜬금 없지만 내 이야기를 할게. 나는 미국에서 자유학(Liberal Art)을 수료했어. 쉽게 말하면 4년 동안 책 읽고 토의만 한거지. 그러면서 각자가 고유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 생각을 말하고 표현할 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배웠어. 또한 이걸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기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느꼈지. 그래서 자유로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참여한 곳이 논스였어. 논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가들의 커뮤니티거든. 이곳에서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가 넘쳤어. 나는 이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의 역사를 다루는 북클럽은 진행했어. 인터넷의 전신인 공개키 암호학에서부터 인터넷을 만든 싸이퍼펑크들 그리고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주역들까지! 엄청 흥미로운 사상과 사건이 많았거든. 나랑 같이 이야기 나누고 스터디하던 친구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고 창업을 하는 걸 보는게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었어.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내가 가장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
나에게 블록체인은 하나의 도구야. 내가 선택한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도구.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준 도구. 나는 앞으로 NFT가 굉장히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너도 NFT를 경험해봤으면 좋겠어. 네가 좋아하는게 뭔지 만들고 싶은게 뭔지 NFT라는 도구를 통해 경험하다 보면 너만의 자유로운 삶이 뭔지 발견할지도 몰라.
놀면서 NFT 발행하기, 잼스터디
루디움은 자유로운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야. 모여서 같이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친해지는 거지. 이 중에서 잼스터디는 NFT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모임이야. 6주 동안 NFT와 관련된 지식을 얻고 아이디어를 고민해보다가 4주에 걸쳐 서로의 아이디어나 작업물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질거야. 10주 안에 나만의 NFT가 탄생한 걸 보면 굉장히 뿌듯하게 느끼게 될걸?
네가 만약 한 명의 크리에이터라면 잼스터디에 참여하는 걸 추천할게. NFT가 뭔지 잘 알아도 좋고 잘 몰라도 상관없어. 배우면서 시도해보면 되니까. 다만 너가 뭘 만들고 싶은지 알고 이걸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시도해볼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해. 여기서는 하고 싶은게 없으면 할 수 있는게 없거든.
그럼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너는 뭘 만들고 싶어? 뭐든 생기면 연락줘.